北 핵개발 프로그램,反美감정,정부 우라늄 생산 문제.. 국제여론, 한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 '절정' - 지난 80년대 초 우리 정부의 플루토늄 실험 문제로 최근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그 실상을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등 세계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의 단순한 물리적 실험에 불과했다는 입장만을 견지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12일 지난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Ⅲ'에서 실시된 세차례 실험 중 단 한차례만 우라늄.플루토늄 혼합물이 분리됐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밝힌 당시의 내용은 지난 1981년 7∼12월에 이뤄진 한차례 실험의 경우에만 5개의 연료봉에 조사(照射)하는 과정에서 연소도 측정을 위한 화학분석 실험을 위해 우라늄과 극미량의 플루토늄이 섞여 있는 상태로 분리해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구소는 1981년 7월∼1986년 3월 및 1985년 4∼7월에 이뤄진 실험은 연료봉 4개를 다뤘으나 플루토늄 추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물리적 실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또 당시 조사된 연료봉 3개는 물리적인 핵연료 건전성 시험을 위한 것이었음을 거듭 밝히고, 외관검사와 와전류 검사후 절단돼 현미경 조직검사를 거쳐 절단된 상태로 용기에 담아 원자력연구소의 폐기물 저장고에 폐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16일 "이번에 문제가 된 핵물질 실험들은 핵무기 개발을 위한 농축.재처리 프로그램과 전혀 무관하다"며 "우리 정부의 핵 투명성과 확고한 핵비확산 의지가 IAEA의 조사결과로 입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기자 브리핑을 갖고 "최근 국제사회일각에서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그릇된 정보를 발표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핵 투명성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반 장관은 "정부는 지난 91년 이후 비핵화선언을 충실하게 이행해 왔으며, 우방국 언론 등이 우리 정부의 이같은 입장과 성실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보도하는 것은 NPT(핵무기확산금지조약) 질서 자체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 장관은 또 금속우라늄 150㎏ 생산과 관련, "IAEA 추가의정서에 따라 지난 7월 우리 정부가 신고했고 8월 28일∼9월 4일 확인점검단이 확인했던 사항으로 우리 정부는 이 물질을 포함한 핵물질 실험 내용을 투명하게 IAEA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北 핵개발 프로그램과 우리정부 금속우라늄 생산 문제
국제여론 한국에 매우 부정적....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최근 북한 양강도 폭발사건이 핵실험이냐를 놓고 전 세계의 관심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150㎏ 금속우라늄 생산 문제는 또 다른 국제적 핵 관련 사안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국과 북한이 상호 반감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의 핵 물질 생산 문제까지 불거진 것은 그냥 우연한 과정의 일치로 넘겨버릴 수 있는 부분만은 아니다.

북한의 핵 개발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그동안 "대화와 타협"이라는 명목으로 나름대로의 자주외교를 펼쳐 왔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 그 결과는 북측에 끌려가는 모습에서 전혀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참여정부 들어 반미(反美)감정이 급속 확산되면서 한미간 동맹도 보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답변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또 집권 여당을 위주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좌우사상이 더욱 팽배해지고, 국론까지 분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AEA가 우리 정부에 대한 금속우라늄생산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그냥 예사롭게 받아들여질 문제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현 정부에서 전개되고 있는 반미감정과 우리 사회 내의 사상충돌 현상 등은 국제사회에 부정적 여론 형성에 단단히 한몫을 했다. 또 이같은 사회분위기는 한미 동맹에도 그리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곧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지난 시절 우리정부의 우라늄 생산 문제를 국제사회에서는 일종의 연계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나면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미국이 지금까지 보다 강하게 대처할 것이란 지적이 팽배하다.

이것은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우리정부의 우라늄생산 문제를 하나로 묶어 극단적인 처리 입장을 밝힐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만일 이같은 결과가 빚어지게 되면 미국과 우리정부가 맺어 온 그동안의 동맹은 우호적 관계에서 적대국으로 급변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에 이어 최근 빚어진 양강도 폭발사건, 우리 정부의 금속우라늄생산 문제를 보는 국제적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며, 상호 연계성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우리정부의 적절한 대처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