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전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하는 유행가가 한참 인기를 누린 적이 있었다. 요즘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찬.반을 외치며 죽기살기로 나서는 사람들을 보고 문득 이 노래의 가사가 떠오른다.

바쁘게 살아도 하루 밥 세끼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촛불을 들고 거리를 뛰쳐나와 온거리를 메우며 혼란과 대립을 부추기는 그들의 모양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에다 장관이라는 사람들까지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거리에 뛰쳐나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으니 정말 나라꼴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장관의 임무는 다들 망각하고 한낱 삐에로와 같은 연극 한토막을 절묘하게 만들어 국민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아무리 속이고 속고 사는 것이 세상이라지만 요즘 세태를 보면 너무 한다는 표현이 절로 난다.

국민들도 이번 노 대통령 탄핵에 책임을 야당 몫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대통령도 국민투표로 뽑았지만 국회의원도 국민이 투표로 선출한 사람들임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 여당은 자기들과 코드가 안 맞다고 '수구'다 '사이비'다 '국회의원직을 내놔라'고 하지만 이런 주장은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누가 누구를 심판한다는 것인지 우스울 따름이다.

모름지기 대통령이라는 직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거기에 걸 맞는 품위를 갖춰야 하고 매사에 언행도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으니 오늘의 결과는 '자업자득'인 셈이다.

또 노 대통령이 자신의 재신임 문제를 총선과 연계하겠다는 것은 결국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에서 원내 1석을 차지하면 그것으로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겠다는 것인데, 애초부터 총선과 재신임 문제는 연계돼서는 안 되는 사안이었다.

특히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물러난다는 말 역시 지금에 와서는 '검찰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 등으로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으니 국민들은 분노는 더욱 승천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유치원 아이라도 할 소리는 구별 할 줄 아는 세상이다. 적어도 나이가 들고 인생을 어느정도 살아온 사람이면 지각있는 행동과 말로서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이란 속이고 속는 삐에로 인생이 아니던가! 오늘날 잘못된 결과에 대하여 책임 지는 정치인은 단 한사람도 못 봤다. 다 남에 탓으로 돌리는 것이 우리 한국 정치인들의 못된 관습 때문이다.

이제라도 정치인들은 책임있는 자세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 만일 신뢰할 수 있는 정치를 펼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지금보다 백배 천배 더 달아오르리라는 것을 깊이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종수/대표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