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위헌 논란이 법률대리인단에 의해 펼쳐지고 있지만 한마디로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법률대리인단의 주장은 초헌법적인 사태를 새로 유발하고 있는 겪에 불과하다.

중앙선관위가 노 대통령이 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는데도, 법률대리인단은 '과대한 표현의 자유 침해... 또는 사석에서 한말'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헌재에 위헌심사를 제청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법률대리인단은 노 대통령에게 헌재의 2차평의회 출석까지 거부를 요청하는 등 초헌법적인 법률자문을 펼치고 있다.

헌법이란 민의의 대변기관인 국회에서 법률로 만들어 진 것인데 요즘 노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아예 헌법자체를 뜯어 고쳐, 노 대통령의 탄핵을 무효화시키겠다는데 주력하겠다니 정말 한심한 지경이다.

아무리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이라지만 일국(一國)의 헌법까지 뜯어고쳐 가면서까지 법률대리행위를 펼치겠다는 발상은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법률대리인단으로서는 노 대통령의 '탄핵'을 무효화시켜야 하는 일정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국가의 헌법까지 문제를 삼는 것은 대리인단의 준법정신(遵法精神)까지 의심케 한다.

지금 노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의 움직임을 보면 대통령의 헌재출석 거부를 요청하고, 중앙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위반 지적도 '위헌'이며, 국회의 '탄핵안'통과 역시 야당의 정치적인 횡포에 지나지 않다는 주장이다.

만약 법률대리인단의 주장대로라면 지금 이 나라에는 국회도 없고, 중앙선관위도 없고, 헌법도 잘못되었으며, 국회도 엉터리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현존하는 대한민국의 국회와 중앙선관위 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법률대리안단이 더 현명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오늘날 노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게 된 것도 결국 '자업자득'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는 정치권이 상당한 무리수를 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민의(民意)의 대변기간인 국회가 재적의원 3분의2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된 탄핵안에 대해 무조건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법률대리인단 역시 무조건 대통령에 유리한 해석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헌법준수'정신을 감안, 지도자로서의 준엄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법률대리행위를 펼쳐야 하는 것인데 최근 대리인단의 처사를 보면 그저 황당하다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사법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경우 일반 소송에서 소송당사자들이 재판에 참석해 본인들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의무화 돼 있다. 물론 노 대통령의 이번 '탄핵'에 따른 헌재의 출석요구는 의무사항도 아니고, 법률대리인단이 모든 법률적 행위를 대리하고는 있다지만, 적어도 대통령 자신이 직접 출석해 잘못된 부분에 대해 한마디쯤 하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도 좀더 떳떳했으리라 본다.

또 노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 역시 국회가 가결시킨 '탄핵안'에 대해 무효화 주장 및 위헌제청 운운하는 것은 그 위임받은 업무를 벗어난 '월권(越權)'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 따라서 대리인단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앞으로도 계속 너그럽지만은 않다는 것을 깊이 상기해야 할 것이다.

권혁철/편집인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