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8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참석시킨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현대아산 직원의 북한 억류가 50일을 넘기고 있는 것과 북한이 전날 남북접촉에서 북측 근로자임금 상향조정, 토지사용료 지불유예기간 4년 단축 등을 요구함에 따라 정부의 입장을 들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의 신변문제와 관련, “국가의 책무는 자국민 보호인데 현재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북한의 의도만 따지고 있을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철수를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추가억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답변을 하자 정 최고위원은 정부의 대책을 질타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금강산 관광객사살, 개성공단 폐쇄위협 등 북한의 일방적 횡포에도 북한의 눈치만 살피는 한나라당에서 이번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우리국민의 안위(安危)를 걱정하는 소신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도 “미국 국방부는 공식성명으로 한국에 대한 미 지원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확고할 것이며, 전작권은 2012년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전작권이 발표된 일정에 따라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한나라당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작권 전환내용을 보면 목표연도가 정해진 후 매년 목표상황을 평가하도록 돼 있다고 전환시기를 재검토할 수 있다.”라며 전작권전환 재검토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전작권 전환논의 시작자체가 안보현실에 대한 냉정한 평가보다 좌파정권의 정치적 동기에서 추진됐다는 인식으로 전작권 전환연기의 재검토 계기가 될 수 있는 고무적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생산성 남한의 33%… 임금 적지 않다”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입력 : 2009.05.18 03:13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협박하며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생산 효율이 남한의 33%에 불과하며, 간식비 등 복리후생비가 많아 임금 수준이 중국과 베트남 등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고 분석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지난달 25일 '1차 개성 접촉' 이후 공단 입주기업 40여 곳의 입장을 설문 조사해 북측의 임금 인상 및 토지사용료 조기 지불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이유를 정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생산효율은 남한의 33%에 그쳤다.

반면 중국의 생산효율은 남한의 96%, 베트남은 남한의 85%에 이르렀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경우 초보자 비중이 높고, 결근율도 평균 10%에 달하며, 야근·연장·특근 등을 입주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북측 근로자의 목표의식이 낮고 인센티브 등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힘든 것도 생산효율이 낮은 이유로 보인다”고 했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더 주는 정도라는 것이다.

공단 임금도 그리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개성의 기본급은 임금 55.1달러와 사회보험료 8.3달러를 더한 63.4달러 정도다.

여기에 연장 근무수당으로 월 11~18.3달러가 들어간다.

또 식대·간식·버스비 등 복리후생비가 한 달에 36.6~47.9달러가 추가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인건비는 110~130달러 수준인데, 이는 중국·베트남 등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주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 동북 3성은 기본급 180달러, 중국 내륙은 기본급 130달러, 베트남은 기본급 80달러이지만 복리후생비가 작업복(3~4달러) 외에 거의 없다”며 “근로자 생산효율까지 감안하면 개성공단 임금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당장 내년부터 지불하라는 토지사용료도 1㎡당 공장 건축비 등을 감안하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의 1㎡당 건축비는 394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122달러, 베트남은 65달러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개성공단이 가동한 지 5년도 안 돼 특혜를 없애겠다는 북한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