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탄핵으로 쫓겨날 때 수훈을 세운 사람들이 많았다. 워싱턴 포스트 지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틴의 활약상은 책으로도 나오고 영화로도 나와서 모두 잘 알고 있고, 당시 국회에서 청문회를 주도하던 샘 어빈 상원의원이나, 탄핵안 결의를 통과시킨 피터 로디노 하원의원도 그 일로 유명해졌고, 닉슨이 특검을 해임시키라고 명령했을 때, 이를 거부하고 사임을 택한 법무장관 리처드슨이나 법무차관 러클하우스는 토요일밤 대량학살 Saturday Night Massacre로 유명해졌다. 73년 당시 워터게이트 청문회는 평생 잊을 수없는, 당파를 초월한 미국 민주주의의 공명정대한 탄핵과정을 전국민에게 보여준 壯觀이었고, 닉슨은 결국 74년 8월 8일에 눈물을 흘리며 백악관을 떠났다.

그러나 닉슨을 쫓아낸 것은 우드워드 같은 기자도 아니었고, 어빈이나 로디노같은 국회의원들도 아니었고, 연방 대법원도 아니었다. 닉슨을 내쫓은 것은 대통령을 내쫓으면서 까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 바로 미국민들이었다. 온 국민이 밤낮으로 텔레비전에 매달려서 청문회를 지켜보았고, 닉슨이 그토록 발악을 하면서 감추려던 백악관 녹음 테이프를 내놓으라고 몰아세웠다. 닉슨이 정말 잘못한 것은, 워터게이트에 들어간 정치조폭들을 엄호한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자기가 잘못한 것을 끝까지 감추려 한 것이었다.

미국으로 이민온 유태계 소설가 레온 유리스란 사람이 쓴 소설에 <토파즈>란 소설이 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잘 모르겠으나, 이 소설은 쿠르시초프의 소련과 잭 케네디의 미국이 쿠바의 핵시설로 맞서서 지구가 살아남느냐, 다 부서지냐 으르릉 댔을 때, 미국-프랑스의 첩자들과 소련 첩자들의 사활을 건 투쟁을 그린 소설이다. 그런데 그때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 측근에 있던 프랑스인이며 소련 거물간첩의 암호명이 토파즈였다. 그는 젊어서 프랑스 외교관으로 소련에 갔을 때, 소련 KGB에 포섭되어, 드디어는 드골 대통령 측근으로까지 출세하지만 조국과 양심을 배반하는 반역자 간첩으로서, 소련을 위하여, 자신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하여, 프랑스와 미국, 전세계가 핵위기에 빠질 때까지 간첩질을 한다. 다행히도 거물간첩은 정체가 탄로 나고 핵위기는 소련이 굴복하면서 끝난다.

위에 소개한 두 가지 얘기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닉슨은 판단 잘못으로 범법자들의 위법행위를 은폐한 정도로 탄핵을 당해서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그는 빨갱이도 아니었고, 나라를 말아먹는 망나니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성격 탓, 인간적 결함 때문에 순간적 판단 잘못으로 일생을 그르쳤다. 남한의 노무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정치가였다. 닉슨과 비교하면 노무현은 탄핵 당할 사유가 백 가지도 더 넘는다. 노무현을 탄핵하려면 국회가 움직여야 하고, 대법원이 움직여야 하고, 언론이 움직여야 하지만, 제일 기본은 국민이 움직여야 한다. 국민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탄핵을 시작하라고 국회의원들을 들볶아 대면, 그 다음에 국회가 움직이고 언론이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리고 대법원이 법집행을 할 수 있다. 노무현을 탄핵하려면 국민이 나서야 한다.

지금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송두율이는 토파즈級의 거물간첩이다. 조국을 배반하고 살인마 金父子를 숭앙하고 선전하던 간첩이 제발로 걸어들어 왔는데 아직도 감방에 들어가지 않고, 노무현, 김근태, 강금실, 박홍의 엄호를 받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어제 듣자니까, 내 국적 다시 내놓으라고 떼를 쓴단다. 송두율은 김정일 특명을 받고 남한에 들어온 거물간첩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지령 아니면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한다. 주적 김정일의 지령을 받고 들어온 거물 간첩을 노무현은 어제 "세계가 감탄할만한 관용으로 선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할 것도 없지만, 간첩을 엄호하는 자도 간첩이라고 봐야 한다.

간첩은 보자마자 잡아 가둬야 하고, 이적질하고 간첩 두둔하는 엉터리 사깃꾼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서 당장 탄핵해야 한다. 송두율이 당장 잡아가두지 않고, 노무현이 당장 탄핵 안 하면, 그 다음에는 나라가 당장 망할 수밖에는 딴 앞날이 없다. 지금이 나라 살릴 기회다. 간첩 잡고 대통령 탄핵하면 풍전등화처럼 가물거리던 우리 나라 살아난다. 재신임 절대로 안 된다. 간첩 사면 절대로 안 된다. 나라가 다시 살아난 다음에는 관용을 베풀 수도 있다.

윈스턴 처칠이 그랬다. 이기면 관용을 베풀 수 있지만, 싸우는 동안에는 철저한 의지가 있어야 하고, 전쟁에서는 승리 이외의 답이 없다고! 그런 의지로 처칠은 히틀러를 때려 잡았다. 우리 나라에서 김정일과 김대중 세력을 때려잡을 구국영웅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美.인권운동가 남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