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논설은 영국 리즈 대학교 한국정치 고참 연구원이 파이내셜 타임스에 10월 14일자 기고한 글을 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영어 제목은 "노씨, 그만 두시오" 라고 점잖게 타일렀지만, 우리 말로 의역하면, "노씨, 당장 때려치워!" 란 것이 더 적절하겠습니다. 노무현이 말 안들으면 그 자를 탄핵으로 쫓아내야 합니다. 국민투표 절대로 안 됩니다!

노무현 씨, 그만 둘라면 지금 그만 두시오
파이낸셜 타임스 지 논설 - 2003년 10월 14일

지난 12월, 노무현 씨는 남한 대선에서 젊은 층의 지지로 간신히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정치권 밖에서 검증도 받지않은 인기영합주의자인 노씨는 이제까지 서울 정치판을 지배했던 여유있는 엘리트 인사들과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노씨를 지지한 사람들은 노씨가 부패하고 지방갈등이 심했던 기존 정치풍토를 말끔히 청소할 빗자루로 기대했고, 오만한 미국의 기를 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씨를 반대한 세력은 노씨가 국민 분렬을 더 심화시키고, 북한의 핵위기가 악화되가는 위기에, 불안한 관계로 치닫는 워싱턴과의 갈등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걱정했다.

노씨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8개월이 지난 오늘, 노씨 반대파들의 걱정은 사실로 드러났다. 세계에서 중요한 경제 국가의 일원으로 발전하고 안보 부분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위험한 자리에 위치한 남한을, 지금 그 나라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에, 스스로 자격미달이라고 자인하는 지도자가 이끌고 있다. 사실 노씨의 자격미달은 논난의 여지가 없다.

노씨는 그동안 모든 부문에서 억망진창이다. 이번 여름, 노정권은 호전적 노조에게 굴복하여 딴 노조들도 모두 들고 일어나서, 외국 투자가들은 모두 겁을 먹었고, 국가 경쟁력은 크게 손상 되었다. 기업들을 개혁한다면서도 아무런 정책이 없다. 남한에서 3번 째 큰 재벌 SK 그룹 가족은 금년 초 11억불에 달하는 불법 회계조작으로 처벌받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그룹의 경영권을 되찾았다. 노무현 씨의 전임 김대중 씨는 기업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이제 그런 정책도 모두 소용없는 짓이 되었다.

이렇게 집안살림도 억망이지만, 핵무기를 갖고있는 북한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사실 노씨의 낙천적 평화주의만 탓할 수는 없는 것이, 남한 국민들 대부분은 북한에 있는 악마나 핵위험을 끈질기게 외면해왔다. 남한 사람들은 김정일에게 계속 퍼주면 김정일이 양순해질 거라는 이상한 희망사항을 현실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한심한 판에 노씨는 불필요한 정치분쟁까지 일으켰다. 국회에서 과반수도 안 되는 - 국회 다수당은 우파 야당 한나라당이다 - 여당 민주당을 개혁신당파들에 의해 악질적으로 쪼개버렸다. 목적은 신당을 조직해서 내년 총선에서 이기자는 속셈이다. 노씨는 자기 당을 쪼개놓고도, 신당에는 참여하지 않고 자신은 이런 정치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노씨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재신임을 받겠다고 발표하고, 어제는 12월 15일에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국민투표에서 지면 내년 2월에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내년 총선과 함께 대선을 다시 치루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불장난으로 새로운 소동을 부리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남한을 더 어렵게 만드는 짓이다. 노씨가 말한데로 이런 국민투표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가도 불확실하다. 분명한 것은 남한 정치사에서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제 남한은 안정을 되찾기는 커녕, 갈수록 정치투쟁이 험악해질 것이고 국가정책은 혼미해질 것이다.

노씨는 이제 외교에서도 자국에서보다 더 한심한 처지가 될 것이다. 앞으로 4개월간 레임 덕으로 앉아있는 허깨비 국가원수를, 북한이나 미국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언제 열릴지는 모르나, 6자회담이 다시 열린다 해도, 한국은 열외가 될 것이고, 기타 미국이 원하고 있는 한국군 이라크 파병이든지, 대북관계에서 미국이 양보하라고 주장해온 남한의 입지는 약화될 것이 뻔하다.

노씨는 2번이나 사활 승부를 걸어 성공한 적이 있어서, 지금도 그 전처럼 또 노씨 파동을 일으킨 것 같다: 노씨는 대선 예선전에서 단일후보를 여론조사로 승부를 걸어 이겼고, 여론 조사에서는 졌는데 대선에서는 이겼다. 그러나 노씨가 이런 식으로 또 이기기는 힘들 것 같다. 담화발표 직후 여론조사를 보면, 노씨가 다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여론은 언제 바뀔 지 모른다. 노씨의 지지율은 담화발표 직전, 대통령 임기 초 임에도 불구하고 30프로로 전락했다. (사실은 16프로입니다: 역자 주)

한국이 이런 식으로 4년을 버티기는 힘들다. 최소한 노씨는 그렇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노씨의 최근 발상으로 남한은 큰 소요를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지역 갈등이 오래되고 심한 이 사회에서 이런 여론조사 깜짝 쇼로 정상을 되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보다 나은 길이 하나 있다. 노씨는 그동안 지도자로서는 너무나 솔직한 점도 있어서, 자신은 대통령 노릇 못해먹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게 솔직하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철저히 솔직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모든 국가위기와 문제가, 재수가 없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편견 때문도 아니고, 자신의 성미나 능력이, 본래 이길 것을 기대하지도 않았던 대통령 자리에, 너무 벅차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노씨는 대통령 자리가 싫다고 말했다. 노씨는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고 남한 국민들에게 새 대통령 뽑으라고 하면 된다. 새 대통령의 이념이 어떻든 최소한, 화덕불이 뜨겁다고 발랑 나가 자빠지지 않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노씨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COMMENT: If Roh is to go, now is the time
Financial Times; Oct 14, 2003

Last December, a narrow majority of (mainly younger) voters chose Roh Moo-hyun as South Korea's president. A political outsider and untried provincial populist, Mr Roh was a striking change from the suave elite figures who had hitherto dominated politics in Seoul.

Supporters saw him as a new broom, someone who would clean up a political culture mired in corruption and regional animosities, and stand up to an overweening US. Critics feared that he would sharpen divisions, including those with Washington, at a time when the North Korean nuclear crisis demanded careful handling of South Korea's uneasy core alliance.

Eight months into his five-year term, one must sadly say that the detractors seem vindicated. One of the world's most important economies and security flashpoints, at a critical point in its history, is led by a man who confesses he does not feel up to the job. It is hard to disagree with him.

On every front, Mr Roh is floundering. Cave-ins to militant trade unions encouraged others to follow suit, in a summer of strikes that has alarmed foreign investors and will hurt competitiveness. On corporate reform, there is no discernable policy. Last week the founding family at SK, the third-largest chaebol, brazenly won back control of the group, despite being convicted of a $1.1bn fraud earlier this year. The cleaner corporate governance pushed by Kim Dae-jung, Mr Roh's bold predecessor, is now in jeopardy.

Being rudderless at home is bad enough, but with a nuclear North Korea next door, it is positively alarming. To be fair, Mr Roh's Pollyanna pacifism echoes a large swath of South Korean opinion, which obstinately refuses to see evil or risk in its northern backyard. The idea that just being nicer to Kim Jong-il will mellow him is absurdly wishful thinking.

To this dismal record, Mr Roh has now added gratuitous political turbulence. Despite lacking a parliamentary majority - the national assembly is controlled by the rightwing opposition Grand National Party - he has let his supporters acrimoniously split the ruling Millennium Democratic Party, to create a new reformist group that hopes to win parliamentary elections due next April. Yet rather than join the new party, Mr Roh confusingly professes to remain above these squabbles.

Last Friday he added to the confusion by announcing that he wanted to seek a fresh popular mandate via a referendum; yesterday he set December 15 as the date. If he loses, he says he will step down in February, and presidential elections will accompany those for parliament.

The new waves of worry stirred by this quixotic gesture are the last thing South Korea needs right now. As Mr Roh admits, it is not clear if this is even constitutional; it is certainly quite unprecedented. Far from restoring calm, political in-fighting will get worse, distracting from sound policy.

Abroad, meanwhile, Mr Roh has made himself an even lamer duck than he already was. In North Korea and the US alike, a leader who might be out of office four months hence will be seen as having scant clout or mandate. This can only weaken South Korea in the six-party nuclear talks, if they ever reconvene, and in the delicate task of trying to trade sending South Korean troops to Iraq, as Washington wants, for greater US willingness to engage with North Korea.

Mr Roh's announcement looks like a last-ditch gamble to revive the "Roh wave" that saw him come from behind twice before: winning first primary elections, and then the presidency, despite lagging in the polls. But that will be a hard trick to pull off a third time. Though initial surveys suggest a majority might back him, this support could quickly erode. Before his announcement, his ratings had fallen below 30 per cent, unprecedentedly low at such an early stage of a Korean presidency.

South Korea cannot afford four more years like this. At least Mr Roh grasps that. Yet his latest gesture ensures continued short-term turbulence - with no guarantee, in a society whose divisions are hard-fought and run deep, that such an improvised test of opinion will deliver a clear-cut, acceptable verdict.

There is a better way. Candid to a fault, a risky virtue in high office, Mr Roh has more than once said he cannot do the job. Full candour requires one further step: to admit that the main problem is not ill-luck or prejudice, but rather that his own temperament and talents are simply not up to the demands of a position that he probably never expected to win.

He does not like the job; he is no good at the job. Then he should stand down, now; and let South Korean voters choose a new president who, whatever his or her ideology, at least shows signs of being able to stand the heat. That way, Roh Moo-hyun may yet earn his people's gratitude.

The writer is honorary senior research fellow in sociology and modern Korea at Leeds University, UK 
 
                                                             <美. 인권운동가 남신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