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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43조는 부모, 교사 또는 부모를 대리하는 위치에 있는 성인은 아동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의 '합당한 폭력(reasonable force)' 행사를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청소년법률재단(CFCYL) 등 아동보호 단체들은 형법의 체벌 허용은 권리자유헌장의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폐지 소송을 제기했었다.

CFCYL을 대표하는 변호사 폴 셔바스씨는 법정에서 "어린이들이 신체형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이는 21세기 민주사회가 준수해야 할 기본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유엔도 지난 10월 "43조는 아동권리에 대한 유엔협약에 위배된다"며 정부에 관계법 폐지를 종용해왔다. 핀란드·덴마크·노르웨이·호주 독일 등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자녀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온타리오고등법원은 지난 2000년 체벌허용조항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2002년 온주항소법원도 지난해 1월 "체벌은 '엄격히 제한된 폭력'"으로 명시하고 형법 43조는 합헌이라고 만장일치로 판결한 바 있다.

체벌은 자녀교육에 있어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체벌을 가한 경험이 있으며 죄책감과 좌절감 등을 불러일으키는 체벌이 올바른 훈육방법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인 70∼80%는 체벌 금지법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법원도 폭력 자체가 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했으나 오랜 관행으로 사용된 훈육방법의 폐지로 선의의 학부모와 교사들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것을 우려했다.

전국교사연맹(CTF)은 "온당한 체벌이 금지될 경우 학생들의 싸움을 말리는 교사들도 자칫하면 폭행범으로 몰리기 십상"이라며 이번 결정에 환영을 표시했다.

두 자녀의 부모로서 훈육을 위해 체벌을 행사해온 크리스천 칼리지(CCC) 찰스 맥버티 학장은 "체벌은 학대 문제가 아니라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려는 부모의 권리 문제"라고 강조했다.

체벌 허용과 관련, 앤 맥길리브레이 매니토바대 교수(법학)는 "체벌의 합당한 범위는 판사의 유년 경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허용범위에 대한 적절한 기준설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동보호협회(CAS)는 "부모들은 체벌 허용을 폭력행사에 대한 보호가 결코 아니라 아동훈육 방법의 포괄적 허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92년 도입돼 수차례 개정을 거친 형법은 현재 훈육체벌과 교사의 질서유지를 위한 폭력행사를 합법화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