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깨면 엄마 찾으며 울음... 업타운극장 사고 중상 조승우군
작은 손등엔 주사자국 가득
악몽 계속...공사소리 환청도"배상문제 생각할 경황없어"

토론토 업타운극장 붕괴사고로 발목의 3개 부분을 다친 조승우(토미·10)군은 수술을 두 차례에 걸쳐 받아야할 만큼 부상이 컸으나 회복중이다. 그러나 악몽과 불안심리 등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저녁 병상의 승우군과 어머니 크리스틴 김씨를 토론토아동병원(Toronto Children's Hospital)에. 사고후 4일만인 이날 김씨는 『승우가 하루종일 불안해하다가 이제 겨우 잠이 들었다』며 시종 조심스러워했다.

5평 남짓한 독실에서 오른쪽 발목에 깁스를 두른 채 잠이든 승우군의 작은 손등에는 링거 주사바늘 자국이 가득했다. 이틀전까지는 호흡도 힘들었다는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김씨는 방구석의 작은 침대에서 잠을 설친 듯 꺼칠해 보였다. 병실엔 누군가 갖다놓은 꽃 몇송이만 있을 뿐 매우 쓸슬해 보였다.

『아이가 엄마만 찾으면서 1시간씩 쉬지 않고 울기만 해요. 사고직전 창가에 앉아 수업을 받다가 변을 당해서인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벽 주변에 창문 또는 그림이 있었는지 되물어요.』 김씨에 의하면 승우는 구조당시의 구조장비들의 돌아가는 소리를 기억하며 『병원주위에서 나는 도로공사 소리가 듣기 싫다』고 불평하곤 했다.

병실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므로 승우는 환청(실제로 나지 않는 소리가 마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각 현상)에도 시달리고 있다.

담당의사에 의하면 병세는 호전중이다.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후유증은 없을까. 의사들은 앞으로 3~6개월마다 성장정도를 체크, 문제점이 발견되면 재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모든게 불안하다.

영어를 어려서 가르쳐 완전하게 구사하게 하겠다는 뜻에 따라 정규학업을 중단하고 2개월전 토론토에 왔고 이 학원서 공부를 시작한 것은 1주밖에 안됐지만 이런 변 속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지는 않다. 목숨은 건졌으나 돈들여 가며 멀리 왔다가 꾼 악몽일 뿐이다. 그래서 퇴원후 곧바로 귀국할 참이다.

『더 이상 캐나다에 미련이 없어요. 승우만 나으면 바로 떠나겠습니다.』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아직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다만 본인과 승우, 딸 애나 등 3명의 3개월치 학비로 지불한 총 5,900달러를 돌려받기를 원할 뿐이다. 욕빌학원과는 연락이 없다. 총영사관 관계자들을 비롯해서 변호사도 몇분 소개받았지만 배상문제에 대해서는 막연하다. 이쪽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더하다.

현재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12살짜리 애나(Anna)가 머물 장소다. 병원에서는 가족을 1명만 받아주기 때문에 같이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애나도 사고 때 학원에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하다. 사고당시 옆교실에서 영어공부중이던 김씨와 애나도 발목 등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승우 때문에 자신들은 치료받을 마음의 겨를이 없다

승우는 얼굴에 부기는 없었다. 고단한 듯 자는 모습은 평화스러웠다. 옆방에서 얘기가 끝날 때까지 자고 있었던 점으로 보아 그동안 잠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