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미국 수출전략기지인 벤투라 카운티의 ‘제주도 농장’에서 호접란이 무더기로 폐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업을 총괄했던 제주도청 측은 멀쩡한 호접란이 대량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는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현지 농장의 운영 및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제주도청 이한권 농업특작과장은 14일 판매물량 외 10여만 본의 폐기처분은 있을 수 없다. 제주에서 미국 현지 농장으로 입식된 물량 대다수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제주도 농장의 현지 운영을 맡고 있는 오주태 본부장은 지난 9월 한국의 날 축제 참석차 농장을 방문했던 김경택 정무 부지사가 호접란 7만 본을 폐기처분 하라고 지시했었다”면서 “이에따라 이달말까지 모두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처음에 들여온 15만본 중 지금까지 판매된 1만3천본을 제외한 나머지가 폐기 대상”이라고 말했었다.

이는 제주도청 측과 미주 본부 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어서 이번 사태를 축소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제주도청 이한권 농업특작과장은 또 “일부 생육이 불량한 호접란이 폐기처분 되고 있을 뿐이며, 이는 앞으로 제주도에서 보낼 20여만본의 입식공간 확보를 위해서도 불가피하다”고 해명했으나 이 부분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농장에서 폐기처분한 호접란을 일부 입수했다는 현지 업자는 “제주도 농장에서 가져온 70여 본 중 50여본은 상태가 괜찮아 온실에 심어놓고 키우고 있다”고 밝혀 생육이 불량한 호접란만 폐기처분하고 있다는 제주도측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이 업자는 “호접란은 온실 밖에 30분만 놓고 햇빛에 쪼여도 잎새가 변해 판매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이번에 주어온 호접란 중 일부는 온실에 심어놓고 온도만 제대로 맞추면 정상품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