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씨는 해외순방중 가는 곳마다 ‘북한붕괴불가’ ‘평화적 북핵해결’을 반복해서 언급하여 마치 김정일의 대변인양 북한의 입장을 편들고 있다.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확산과 인권탄압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김정일을 두둔하는 발언이라는 것을 세계의 정상들이 다 알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 11월 30일 ASEAN과 한국수뇌 회담석상에서 캄보디아의 훈센총리가 “6자회담을 북한이 질질 끄는 것은 북한의 핵병기화를 위한 시간벌기 아닌가. 전투력이 부족할 경우에는 강해질 때까지 교섭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나도 옛날에 똑 같은 전략이었기에 잘 안다”라고 정곡을 찔러 아세안 각국의 수뇌들로부터 노무현씨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든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 교체나 무력 침공을 언급했다면 노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완강한 반대 입장을 강조하는 뜻에서 그렇게 대응할 수 있으리라고 이해된다. 하지만 그런 상황도 아닌데 북한 정권 교체설을 미리 앞서서 차단한다는 생각에서, 또는 일부 미국 네오콘의 개인적 주장에 발끈해서 계속 미국을 ‘깽판칠 나라’로 부각시키는 것은 명색이 동맹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체통에 걸맞지 않은 일이며 또 외교적으로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스티븐 해들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국회 방미대표단(단장 김혁규 의원)에게 “미국은 북한에 대해 체제교체(regime change)나 붕괴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점진적으로 북한을 ‘체제변형(regime transformation)’시켜 나간다는 입장이며 부시 대통령은 확고하게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이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일종의 ‘관리된 압박(managed pressure)’이 필요하며 5개국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 일환”이라고 말 하지 않았던가.

그런대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거부하고 개망난이 짓을 계속하여 빈축을 사고 있다. 그 일례로 북한의 마약 밀수출과 외국인 납치를 들 수 있다.

터키 경찰은 8일 “불가리아 주재 북한 외교관 2명이 불가리아에서 터키로 수십만 개에 달하는 알약형 마약을 밀수입한 혐의로 터키 당국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북한 외교관 2명은 6개월간의 수사 끝에 5일 이스탄불에서 경찰 단속에 걸려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평양에서 개최된 일·북 납치피해 협상에서 북한이 건네준 납치 일본인 유골은 본인 것이 아니라고 판명됐다. 일본 정부는 대북 식량지원 중단 방침을 밝히는 등 강경 자세로 돌아섰으며 대북 제재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호소다 관방장관은 8일 “북한이 1977년 납북돼 사망한 일본인 소녀 요코다 메구미(납치당시 17세)의 것이라며 전달한 유골은 DNA 감정 결과 요코다가 아니며 다른 사람 여럿의 유골이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유골에서는 2명의 DNA가 검출됐으나 모두 요코다의 DNA와는 다르다고 일본 경찰이 확인했다.

외교관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서로가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점을 악용하여 북한은 외교관을 통해 마약밀매와 환치기를 자행해 온 것은 국제사회의 신사협정을 무시한 것이므로 국가로 대우받을 자격을 스스로 내팽게 친 것이다.

그리고 납치된후 의문사한 일본인의 유해라고 돌려준 것이 가짜로 판명�怜� 납치목적이 일본어 교사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니 정말 금수만도 못한 정권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매우 유감스런 일로, 성의있는 대응을 요구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력 모두를 생각해야 한다”고 한 말이나 호소다 장관의 “지난 2002년 일·북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평양선언’의 핵심은 상호 신뢰관계이며 이번 사건이 평양선언을 위반한 것은 확실하다”고 한 말이나 자민당 다케베 간사장의 “북한의 태도가 불성실하기 짝이 없다. 북한은 정말 불량국가라는 인상이며 경제제재만으로 끝낼 문제인지 여부까지 생각할 것”이라고 한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없다,

이와같이 세계가 분노하는 북한에 대해 민족공조와 통일 운운 하는 논리로 옹호하는 붉은 세력들에게 진정 양심과 지성이 있는지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

배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