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튜어트 왕가의 핏줄이 끊겼을 때, 영국인들은 누구를 왕으로 앉힐 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족보를 탐색해 본 그들은 독일에 살고있는 브라운슈바이크 뤼네부르크 출신의 조지 하노버라는 사람이 왕이 될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결정했다.
독일에 살던 조지는 졸지에 영국으로 건너갔으며, 영국인들은 독일에서 왕을 빌려왔다.
이렇게 조지는 영국왕 조지 1세가 되었고, 하노버 왕조가 시작되었다.

조지는 자신을 왕으로 앉혀준 휘그당 인사들을 장관직에 대거 기용했다.
그는 영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장관들과 불어로 대화를 하면서 나름대로는 국정에 애썼다.
그러나 정치는 그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고, 영국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다.

그는 정치에서 물러나야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선출하여 국회에 세우니, 이가 바로 수상을 위시한 내각책임제의 시초이다.
그것이 '군림하나 지배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노무현은 항상 그 직위를 "못해먹겠다"고 했다.
대통령직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느낀다면, 스스로 하야를 해야 옳을 것이지만,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국회의원들을 장관에 기용했으면서도 그 장관들은 의원직을 사임하지 않았다.
그들 입장에서는 인재의 풀이 없어서 그러한 것이다.
그것은 국정을 내각제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도록 한 우리 헌법이 허용한 까닭이다.

노무현은 이 기회에 조지 1세의 지혜를 빌려야 한다.
그는 어쨌든 대통령 자격으로 아프리카에 잘 다녀왔고, 알제리의 명예박사학위를 받아냈다.
고등학교만 나온 그로서는 최선의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제 노무현은 탄핵으로 그 짐을 벗어날 기회를 상실했다.
그와 '코드를 같이한' 이해찬은 해인되었다.
이제 노무현이 대한민국에 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은 국정 전반을 책임질 수 있는 총리를 임명하는 것이다.
총리는 코드에서 벗어난 자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골프를 치러 다니시라.

국가안보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다.
그리고 오직 그 이유에서 대한민국은 '신대통령제'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강력한 대통령 권한을 인정하여 왔던 것이다.
이제 노무현이 국가안보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할 능력이 없다면, 새 총리에게 실권을 전부 넘기고 놀아야 할 것이다.

알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