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노무현이 평양에 간다고 한다.

온 국민을 깜짝 놀래하는 그이지만 이번에도 우리를 놀라게 했다.

참으로 못 말리는 사람이다.

이 글에서는 소위 말하는 정상회담의 전망이나 북핵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겠다.

그러한 주제는 어렵기도 하지만, 노무현과 김정일 두 개의 비정상에 대해서는 예측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은 왜 평양에 가는가, 김정일은 왜 서울에 오지 않는가에 대한 단순한 문제를 논하는데 그치도록 한다.

2000년, 김대중과 김정일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에 의하면 김정일은 빠른 시일 내에 서울에 답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예측했듯이 그러한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직관으로 그러한 사실을 알았겠지만, 여기서는 그 논리적 근거를 풀어 보도록 한다.

먼저 우리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해 보기로 한다.

첫째로 노무현과 김정일 간에 이루어진 합의서의 제목은 “정상회담 합의서”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방문에 관한 합의서”라는 것이다.

정상회담이 문제가 아니라, 노무현이 평양을 가므로 김정일이 한번 만나는 준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주목할 사실은 주체사상은 하나의 종교 집단이며, 김정일은 그 종교의 교주라는 것이다.

지난 5월 미국의 종교관련 통계 사이트인 “어드히런츠닷컴”(adherents.com)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주체사상은 하나의 종교이며, 그 추종자는 1천 9백만 명으로 세계 10위 규모의 종교라고 한다.

주체사상이나 김정일 집단이라는 용어도 쓸 수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주체교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상의 두 가지 사실로부터 추론하면 노무현은 주체교의 성지인 평양을 순례하는 것이며, 김정일은 평양에 온 노무현이 교주인 자신을 알현하는 것을 허락해 준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김정일이 서울에 오지 않는 이유도 명확해 진다.

노무현이 평양에 오는 것이지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은 아니므로 자연히 김정일이 서울에 올 필요는 없다.

아울러 세상에 어느 교주가 자신의 성지를 떠나 하찮은 일개인을 만나러 오겠는가?

그렇다면 어째서 노무현인 평양을 방문하는 것일까?

거기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을 피하는 대신 “신내림을 받기 위해서”라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그치고자 한다.

어쩌면 그것은 그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거나 노무현은 하고 싶은 대로 할 테지만, 우리는 그의 사상과 양심과 종교를 심판하면 된다.

알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