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主體農法에 의한 북한의 곡물생산은 10년 전 이미 약 442만 톤 전후로 감소되어 있었다.
그 후 흉작이 계속되어 1995년에는 345만 톤, 1996년은 369만 톤으로 떨어지고 1999년에는 간신히 430만 톤으로 1990년대 초의 수준을 회복하였다.

주민 모두를 먹여 살리려면 약 200만 톤, 최악의 경우는 30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게 된다.
북한정권은 1991년부터 하루 세끼 먹는 것을 두 끼로 줄이라고 주민을 들볶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은 정부의 감식운동 이전에 벌써 하루 두 끼는커녕 한 끼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것도 차마 말못할 악식으로.....
1990년대의 10년 간은 해마다 식량 배급량이 줄었다.

1998년 국민 1인당 GNP와 국내총생산(GDP)은 9년 연속 감소했다.
1999년부터 2001년 기간은 약간 상승하였으나 아무래도 얕은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했다.
식량배급제도는 있으나마나하게 되어 배급표를 받아도 그것으로 타 올 식량은 없었다.
1996년부터 1998년, 3년 간은 북한에 있어 戰後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북한 워쳐들은 전한다.

분명히 세계식량계획(WFP)이라든가 북한당국이 허가한 NGO가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 한하더라도, 아프리카의 소말리아나 이디오피아만큼의 참상은 아니지만, 북한지역은 만성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인 현상으로 기근이 닥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여기서 WFP는 몇곳의 NGO를 동원하게 된다.
그러나 NGO가 북한의 식량사정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아보려고 해도 북한 지도부로부터 아무 것도 들을 수가 없었다.
이들 북한 당국자들은 공산주의 나라의 틀에 박힌 설명만 되풀이할 뿐, 자기들의 常軌(상궤)를 벗어난 경제정책 그 차체를 고치거나 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북한지역은 자연의 大災害, 특히 한발과 홍수에 되풀이 노출되고 있다.
2002년 5월 파리에 나타난 북한의 한 외교관은 기근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라고 프랑스의 저술가 리굴로씨는 전한다.
<우리나라도 당신네 나라 솜현 지방과 같이 홍수피해를 입었을 뿐이다>.
더 말해 뭣하랴.

자기네의 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관리가 지도자의 상궤를 벗어난 결정을 비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스탈린도 모택동도 소련의 농생물학자 루이센코의 가당찮은 아이디어에 취해 헤맸었고, 브레즈네프는 시베리아의 강물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바꾸려 했었다.

2001년 4월, 김정일은 보다 경작이 쉬운 토지를 만들어 기계화 농업 발전이 가능하도록 북한의 몇몇 지역 전체를 불도저로 밀어내는 농경지 조성계획을 결정했었다.
원래 산악국, 언덕과 산을 빼면 별로 남는 땅이 없는 국토를 문자 그대로 평야국토를 만든다는 미친 짓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했다.

북한에는 이와 같이 거창한 계획에 필요한 토목기계도 없으려니와 기계를 움직일 연료마저 없었다.
계획 자체가 바보짓이었다.
애당초 북한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은 식량 증산보다는 차라리 경공업 육성으로 외화를 벌어 국제시장에서 싼값의 식량을 사들이는 것이 득이다.
그러나 이것마저 레닌-스탈린식의 개발계획을 신봉한 중공업 우선에 경공업 희생의 시대착오적 과오를 저지른 것이다.

식량 부족과 기근 결과는 의도적으로 은폐되어 왔다.
북한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희생자는 25만 명뿐이다.
그러나 북한-워쳐나 NGO들은 희생자가 수백 만에 달한다고 말한다.
진짜 희생자 수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북한에서 지금까지 희생된 아사자 수를 2백여 만 명으로 추정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미국 인구통계학자로서 북한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바스터트 교수를 비롯한 국제적 권위의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단순하고도 설득력 있는 계산에서 나온 숫자가 2백여 만이다.
북한최고인민회의 참가의원 1명은 주민 3만 명을 대표하도록 되어 있다.
1998년의 최고인민회의에는 687명이 참가했다.
단순계산으로 의원수의 3만 배는 2061만이다.

북한 인구는 적어도 3~4년 사이 급격히 감소하여 2천만 대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 에바스터트 박사의 추정이다.
이 숫자는 곧 2백여 만이 아사하지 않았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듬해 1999년 존즈 홉킨스 대학의 미국 인구통계학자들과 한국 의사 1명이 공동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이 숫자와 비슷한 2백만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추정하였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거듭되는 기근과 희생자 발생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통상적 빈곤에서 오는 주민 희생과는 그 배경이 엄연히 다르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프리카를 제쳐두고 북한에 우선 지원의 손길을 뻗는 것은 지구상 온대지역에서 일어나는 예외적 현상이라는데 주목하는 까닭이 아닐까 본다.

그런데 웃지 못할 사실은  북한이 제 배고픔을 국제사회에 대해서 흥정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일이다.

華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