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사회학자 송두율교수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과 정부 당국은 송 교수의 신병처리와 관련, 정치적 배려 없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거나 강제 추방하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이 같은 강경한 방침은 검찰 내부의 분위기와 청와대, 국가정보원 등의 '원칙 처리' 견해 등을 종합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이 기소와 조건부 공소보류의 두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한 데 대해 "보안업무기획조정 규정에 따르면 공안사범 처리시 의견이 다를 경우 검찰은 국정원과 반드시 협의토록 되어있다"며 "이에 따라 검찰이 기소의견 만으로 송치 받을 경우 기소해서 재판이 끝난 뒤에야 추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서조항을 달아 공소보류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 조사에서 송 교수는  "94년 7월 김일성 장례식 당시 강의 등으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하자 북한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23위'가 당신인데 그러면 곤란하다고 해서 북한에 갔다고 진술진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일 송씨가 "북한으로부터 후보위원으로 통보 받은 적이 없고 북한도 활동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발언한 내용과 상당히 배치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미 외교채널을 통해 독일 정부와 송 교수의 국외추방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송 교수의 최종 신병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은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수사결과 송 교수의 보안법 위반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됐지만 기소 뒤 공판절차를 밟게 될 경우 예상되는 국론분열과 외교적 마찰을 막기 위해 국외로 추방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송 교수를 구속 수사해 진실을 규명한 뒤 추방하자는 것은 경청할 만한 생각"이라는 입장이고, 민주당도 "국외 추방 안은 검토해볼 만하다"는 분위기여서 현재 상황으로 송 교수가 국내에 장기간 체류하기는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한편 6일 오전 다시 검찰에 소환되는 송 교수에 대해 검찰은 지난주 조사내용을 토대로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