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공안1부는 13일 송두율 교수에 대한 5차례의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송 교수의 사법처리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송 교수와 오길남, 황장엽씨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공소장에 넣을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조사를 마치고 기소한다는 내부 방침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정원이 송치 당시 의견서에 적시한 송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가운데 공소시효가 지난 잠입탈출 교사와 금품수수 혐의를 제외하고 반(反)국가단체 가입, 특수탈출, 회합통신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지검 수사 팀은 대체적인 혐의 내용을 확정한 뒤 14일쯤 검찰 수뇌부 정례보고 등을 거쳐 송 교수 기소 방침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가급적 이번주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조사량이 많아 송 교수를 추가 소환해 이번주를 넘겨 조사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송 교수가 95년 출간한 서적 '역사는 끝났는가'와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가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는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는지를 집중 검토중이다.

검찰은 또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가 송 교수가 황장엽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송 교수를 사기미수 등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헌정회 회원들도 같은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소송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와함께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문제지만 황장엽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노무현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중 "폭넓은 화해와 포용을 요청"한 발언에 대해 매우 심사숙고하는 모습이다.

또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잇따라 회의를 가지면서 노 대통령 발언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한편 사법처리 수위에 대해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재 기자 kimkja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