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특검.. 수사운영 매끄럽지 못해
특검 파견검사의 수사 방해 의혹으로 빚어진 특검보의 사퇴가 마침내 법정비화로 이어지는 등 내부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다.

전격 사임한 이우승 특검보는 17일 김광준 파견검사의 수사 방해 및 지시 거부 사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반면 김 검사는 이 특검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키로 해 수사 방해 의혹을 둘러싼 진실 게임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한 김진흥 특검의 사전 대응이나 사후 처리가 매끄럽지 못해 진실 은폐 의혹과 함께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검사는 "이 특검보가 자신의 폭력 문제를 폭로하겠다고 내가 협박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며, 대검에 그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한 사실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검사는 또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이 특검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며, 그 때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특검보는 그러나 "지난 11일 김진흥 특검이 복귀요청서를 보여주면서 '수사선상에 남아 있으면 김 검사가 언론에 폭로해서 박살내겠다고 하니 네가 양보해라'는 말을 했다"며 "13일에는 내가 사임하겠다고 했더니 김 특검이 '사실이 폭로되면 너도 죽고 특검도 죽게 되니 자리를 지키고 있어라'고 최후 통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특검보는 대검 보고 여부와 관련, "13일 김 검사와 둘이 만난 자리에서 김 검사가 '미안하다. 대검에 보고했더니 돌아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그는 "11일 김 특검에게 얘기를 들을 때 양승천 특검보도 함께 있었고 6∼7일쯤 폭력 수사로 인해 구속될 수도 있다는 말을 나눴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대한변협은 특검 수사가 종료된 뒤 수사 방해 및 폭행사건 의혹과 관련한 진상규명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특검팀의 1차 수사 만기일이 다음달 5일 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수사진행 속도로 볼 때 남은 기간에 수사를 마무리짓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김 특검은 수사 연장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이 특검보 사임에 따라 변협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 10명 안팎의 변호사와 접촉하는 등 후임 특검보 선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의 이같은 내부 불협화음을 두고 일부에서는 특검수사가 제대로 이어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특검이 지난 한달 동안 수사한 것은 모두가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에 불과했고, 당초 기대했던 대로 이렇다 할 문제점들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특검이 내부갈등까지 공공연히 표출되다 보니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각이 예사롭지만은 않다. 따라서 김진흥 특검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그리고 새로운 노 대통령의 측근비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