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2008년부터 전자투표제를 전면 도입키로 한 가운데 한 보수단체가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제가 참여정부의 영구집권 음모"라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자투개표 저지 국민운동본부'(가칭) 준비위원회(위원장 박철성)는 오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진솔빌딩 2층 태평양 위원회 회의실에서 '전자투개표 저지 국민운동본부' 발기인 대회를 갖기로 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행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주권찾기와 자유민주주의 사수를 위해 17대 대선에서 '터치 스크린 방식의 투표'를 우리는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할 것"이라면서 " 발기인 대회에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동지 여러분들의 많은 참석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준비위원장인 박철성씨는 16대 대선 무효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주권찾기 시민모임(주시모)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당시 주시모는 "16대 대선당시 노 캠프는 명백한 불법행위를 했다"면서 "당선만 되면 그 뿐이라는 생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거풍토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대법원3부(주심 윤재식 대법관)가 지난해 5월 대선무효소송에 대해 원고청구 기각 판결을 내리자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 최고 법원에서 최고로 우스운 재판을 받았다"면서 "당신(법관)들은 역사 앞에 큰 죄를 지었다. 대한민국의 법은 무너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발기인대회에 참여하는 강희도씨는 전자투개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투개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보안이 철저한 미국에서도 해커가 판치는 판인데 사람이 만든 기계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단체 회원들은 선거는 조금 개표시간이 지연되더라도 가장 공정하고 정확하게 집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자개표로 일국의 대통령을 뽑은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 있으면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그는 "보안상 이름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멸공산악회 회원 등과 인터넷 상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냈던 동지들이 모임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국민들을 전자투개표의 들러리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서 ´바울´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보수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희도씨는 전자개표기 조작에 의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2003년 구금된 바 있는 이재호씨에 대한 석방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8대 총선부터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와 해외거주자는 인터넷을 통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는 유권자가 선관위로부터 스마트카드를 받아 이를 투표기에 투입한 뒤 화면을 보면서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또 유권자는 반드시 자신이 속한 선거구에서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며 전자투표기는 해킹 등을 막기 위해 '온라인'이 아니 라 '오프라인'으로 운영된다. 다만, 개표시에는 투표기 내부의 저장장치를 검표기를 통해 읽어낸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전자투표제가 투개표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당시 "내용 대로만 된다면 '투개표의 혁명'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 강국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될 것 같다"는 환영 논평을 낸 바 있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배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