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협의회 총회에서(왼쪽)

애국우익 운동의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으면서도 하는 역할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람중 대표적인 인사를 꼽는다면 아마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일 것이다.
안 전 장관은 반핵반김 국민협의회 3대 운영위원장으로 2003년 8월1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국민대회를 성공적인 대규모 집회로 이끈 바 있으며 현재는 반핵반김 국민협의회 공동의장으로 우익운동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기자는 안 전 장관과의 인터뷰를 위해 7월 1일(금) 오전에 안 전 장관이 맡고 있는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장 겸 황해도 중앙도민회장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지금 부재중이니 연락처를 알려주면 보고후 연락하겠다” 하므로 핸드폰 번호를 남겼는데 오후에 안 전 장관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왔다.
안건은 ‘우익운동의 반성과 앞으로의 과제 및 국내외 정세’로 하고 날자와 장소는 2일(토) 오전 11시 남산의 서울 클럽으로 잡았다.
비록 전화통화였지만 상대방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는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어렵지 않게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약속시간에 “도로가 막혀 10~20분 늦겠다”는 전화가 온 후 예정시간에 우리는 서울클럽 2층에 자리를 잡고 안 전 장관은 녹차를, 기자는 커피를 주문하자 기자의 질문 이전에 안 전 장관이 먼저 화제를 이끌어 나갔다.

안 전 장관
우리 우익에게는 3대 사명이 있다. 첫째 지켜야 할 것, 둘째 고쳐야 할 것, 셋째 싸워야 할 것이다.

지켜야 할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다.
애국우익은 해방이후 6.25를 겪는 그 어려운 과정에서도 묵묵히 땀흘려가며 일하여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였으나 386세대로 통칭되는 좌파들이 산업화 세력들의 공적은 무시한 채 민주화와 인권을 내걸고 친북반미로 이 나라를 몰아가고 있다.
우리는 헌법을 지켜야하고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
그리하여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고 존경받는, 그야말로 신바람 나게 일하고 삶의 질을 누리는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은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운영이다.
우익운동은 시민운동이기 때문에 상하관계, 명령복종관계가 아니고 협력관계, 연대관계이다.
이러한 협력과 연대는 상호신뢰와 이해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
신뢰는 투명성에서 확보되고 이해는 민주성에서 확보된다.
투명하지 못 하면 부패하게 되고 부패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
지난 정부들의 최대 취약점은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확실한 법치를 하지 못 한 것이다.
좌익은 더 부패하면서도 건전세력을 부정부패 집단으로 매도하고 이를 침소봉대하여 국민과의 틈새를 넓혀왔다.
비리는 청산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우익운동을 위해 우익끼리 화합하고 단결하여야하는데 화합하고 단결하기 위하여는 먼저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싸워야 할 것은 반핵 반김, 반인권 반좌익 분야이다.
김정일은 북한동포 400만을 굶겨 죽이면서도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확대시키고 있고, 이로 인해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또한 생존을 위해 탈북한 동포들을 체포하고 나아가 공개 처형하는 등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
유엔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미국에서도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데도 한국의 좌파들은 북한인권에 침묵하거나 한술 더 떠서 북한인권 거론자체가 남북대화와 남북협력에 걸림돌이 되므로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핵반김의 첩경은 한미동맹강화와 한국에서 좌익에게 재집권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익은 대동단결하여 나라바로세우기 운동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지식이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시간과 건강이 있는 사람은 몸으로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우익운동에 참여하거나 안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우익운동을 업고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거나 정치적 야심을 추구하는 사심은 우익운동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추방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우익 일각에서의 움직임은 그러한 차원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우익운동이면 우익운동, 정당이면 정당이라고 깃발을 분명하게 세워 국민의 선택권에 혼란을 야기시켜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익단체가 한개로 통합될 필요는 없다.
다양화 시대에 맞게 다양한 우익단체가 있을 수 있으며 특히 인터넷 시대라고 젊은이들이 철이 없는 게 아니다.
정보공급이 편파적인 것이 문제이지만 젊은이들은 용기가 있으므로 희망을 걸고 있다.

배 기자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의 입장과 전망 그리고 이에 대하여 우리가 취할 길은?

안 전 장관
북한의 6자 회담 참여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느냐 안 하느냐 그리고 체제보장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문제인데,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가 없고 그렇다고 미국이 핵포기 댓가로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줄 리가 없다.
북한은 한국을 속일 수 있지만 부시 행정부는 속일 수 없다.
부시 행정부는 사실을 바로 파악하고 있고 그 정책도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대북 옵션은 ①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② PSI 등 봉쇄, ③ 가능성은 낮지만 북폭 등이다.

북한은 남한 인질론 또는 일본 인질론을 내세워 미국을 협박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협박이 미국에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물리적 옵션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구사방법에 따라 남한이 입는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북한 자유화정책 시행에 한국정부가 배제된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신은 추락할 것이다.

점심을 곁들이면서 진행된 2시간 가량의 인터뷰에서 안 전 장관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막힘 없이 청산유수 식으로 말을 토해냈다.
현직에서 떠난 지가 오래됐지만 정확하고도 방대한 정보량에 기자도 내심 탄복했다.

마지막으로 안 전 장관은 “우익이 모두 대들보가 되겠다고 하지말고 서까래가 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우익운동은 성공할 수 있다”라며 결론을 맺었다.

의문사위로부터의 출두명령, 동행요구를 거절하여 벌과금 천만 원이 나왔으나, 그것도 거절하고 의문사위(정부)를 상대로 위헌 소송을 낸 당당함이 헤어지는 악수의 손길에서 묻어 나왔다.

배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