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여론조사.. '한미동맹' 선호한 대학생은 13.4%로 극소수 -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한반도 통일에 가장 저해가 되는 국가로 미국을 지목했다. 이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청년세대 층의 '반미감정'과도 연관된 것이어서 추후 '한미동맹' 등 양국의 관계유지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3일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4 행정자치부 민간단체공익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지역 대학생 1,161명에 대한 통일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2%는 미국이 남북통일을 가로막고 있다고 대답했다. 

조사에서 대학생들은 남북한 통일에 가장 저해가 되는 나라로는 미국(응답자의 60.2%)을 꼽았고, 한미동맹(응답자의 13.4%) 보다는 자주외교가 중요(68.0%)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북한 핵문제 발생의 주요원인으로는 미국의 대북 강경책(48.9%)이 북한의 무력도발 의도(29.9%)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보안법과 존폐와 관련해서는 존속(12.5%)보다는 개정(34.3%)이나 폐지(52.6%)쪽을 더욱 선호했고, 한반도 통일을 바라느냐는 질문에 긍정적 대답을 한 학생은 71.7%였으며 부정적인 대답을 한 학생은 18.9%로 나타나 통일을 선호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 북한을 협력대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88.2%가 통일을 바라는 반면 북한을 위협대상으로 본 학생은 59.2%만이 통일을 바란다고 응답했고, 전공별 응답자의 분류에서는 예체능 계열, 의약학계열은 통일을 원하는 학생이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47.4%, 51.3%를 기록했다.

이와함께 북한을 위협적인 대상으로 보는지, 아니면 협력적인 대상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각각 42.5%, 44.7%로 나타나 협력적인 대상으로 보는 쪽이 약간 높았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군사적 긴장완화(34.0%), 정치적 신뢰구축(25.2%), 민간교류 확대(23.6%), 경제협력(12.3%), 주한미군 철수(4.4%) 등으로 응답했다.  

대북 경제지원과 화해협력 정책이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기여를 했다는 대답(48.8%)이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대답(46.9%)보다 약간 높았다. 또 통일에 찬성하는 학생 중에서 기여를 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58.9%였으나, 통일에 반대하는 학생은 24.5%만이 기여를 했다고 응답해 큰 인식 차를 보였다.

남북통일에 가장 저해가 되는 나라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60.2%), 북한(19.1%), 중국(10.3%), 일본(5.3%), 남한(2.0%), 러시아(1.6%) 순으로 응답했고, 북한을 위협적인 대상으로 보는 학생 중에서도 미국(50.7%)을 북한(27.8%)보다 통일에 저해되는 나라로 지목했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대학생 중 병역 복무 여부에 따라서는 미필인 남학생이 54.5%(여학생은 66.7%), 복무를 한 학생은 47.1%가 통일에 가장 저해되는 나라를 미국이라고 응답했다. 학년별로는 1학년은 65.4%, 2-3학년은 각각 55.6%, 54.9%, 4학년은 48.2%가 미국이라고 답해 군 복무를 한 학생과 고학년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덜한 것으로 분석됐다.

통일 후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경제력 차이(49.6%)와 사상의 차이(35.5%)로 인한 갈등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생활습관 차이, 주변국과의 관계개선, 언어 이질화에 의한 갈등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한미동맹과 자주외교 중 어느 것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미동맹과 자주외교의 균형'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53.4%로 가장 많았고, 자주외교를 선택한 학생은 33.2%, 한미동맹을 선호한 학생은 13.4%를 기록했다.

북한 핵 문제의 발생원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북강격 정책이라고 응답한 학생( 48.9%)이 북한의 무력도발 의도라고 응답한 학생(29.9%)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돼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미국의 대외정책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교육과 관련해서는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이 현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73.2%로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20.2%)보다 훨씬 많았으며, 청소년 통일교육으로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남북 청소년 교류확대(43.8%), 현장교육 활성화(19.9%), 언론매체의 청소년 통일교육면 증설(15.8%) 등을 꼽았다.

또한 통일, 북한 관련 정보를 얻는 수단을 묻는 질문에 언론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49.3%로 다른 수단보다(인터넷 22%, 학교수업 9%, 시민단체 8.5% 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흥사단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 플러스'에 의뢰, 서울소재 대학생 1.161명을 대상으로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면접원에 의한 직접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으며, 총 15문항에 대해 남녀, 병역복무 여부, 전공, 학년 등으로 구분해 실시됐다.

이경숙 기자 lee7358@massmedianews.com